
1. 줄거리
아득한 옛날, 태초의 여신 테피티는 자신의 심장인 초록빛 돌을 통해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 심장은 자연과 생명의 근원이었고 세상은 오랫동안 평화로웠다. 그러나 바람과 바다의 반신반인 영웅 마우이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사람들의 더 큰 사랑과 숭배를 원했던 그는 결국 테피티의 심장을 훔쳤고 그 순간부터 세상은 서서히 균형을 잃고 어둠에 잠기기 시작했다.
심장을 되찾으려는 용암 괴물 테카와 맞선 마우이는 처절한 패배를 겪는다. 그의 힘의 원천이었던 마법의 낚싯바늘과 테피티의 심장은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그 후로 바다는 점점 거칠어졌고 사람들은 더 이상 먼바다로 나아가지 못한 채 각자의 섬에 갇혀 살아가게 된다.

모투누이 섬의 족장 딸로 태어난 모아나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아이였다. 모두가 바다를 두려워할 때, 그녀만은 바다에 강하게 이끌렸다. 바다는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모아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어린 시절 그녀에게 테피티의 심장을 건네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과거 바다에서 친구들을 잃은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바다를 경계했고, 모아나가 섬 밖으로 나가는 것을 단호히 막았다.
아버지는 모아나가 섬을 이끌 족장이 되기를 바랐고 그녀를 뭍에 묶어두려 했다. 하지만 모아나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갈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바다는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섬에 이상한 변화가 찾아온다. 물고기는 잡히지 않고 코코넛 나무는 병들어가며 섬 전체가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한다. 이는 테피티의 심장이 제자리를 잃으며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였다. 부족을 구하기 위해 모아나는 아버지 몰래 바다로 나설 결심을 하지만, 처음 시도는 거센 파도 앞에서 좌절로 끝난다.

절망에 빠진 모아나 앞에 할머니가 나타나 부족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들의 조상이 위대한 항해사였으며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고 개척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오래전 바다가 자신에게 맡겼던 테피티의 심장을 모아나에게 건네며 세상을 구하러 가라고 말한다. 그 말은 모아나의 운명을 깨우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모아나는 홀로 작은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나선다. 항해 도중 거센 폭풍을 만나 난파되지만, 그 끝에서 전설 속 영웅 마우이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녀 앞에 나타난 마우이는 이야기 속 영웅과는 달랐다. 낚싯바늘을 잃은 그는 자신감 대신 허세와 교만만 남아 있었다.

모아나는 함께 테피티의 심장을 되돌려놓자고 설득하지만 마우이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결국 모아나는 그의 힘의 원천인 낚싯바늘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보물 도둑 타마토아가 사는 괴물의 섬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으로 타마토아를 속이고 낚싯바늘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낚싯바늘을 되찾은 마우이는 점차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모아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는 어릴 적 부모에게 버려졌던 상처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영웅이 되려 했던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테피티의 심장을 훔친 선택 역시 그 왜곡된 인정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모아나는 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며 상처를 감싸 안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간다. 마우이는 모아나에게 항해를 가르치고, 둘은 진정한 동료가 된다.
마침내 테카가 있는 섬에 도착하지만 전투는 쉽지 않았다. 마우이는 모아나를 지키다 낚싯바늘이 크게 손상되고, 절망에 빠진 그는 모든 책임을 모아나에게 돌리며 떠나버린다. 홀로 남은 모아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할머니의 영혼이 나타나 다시 한번 그녀의 용기를 일깨운다.

모아나는 혼자서 테카 앞에 선다. 거대한 분노와 용암으로 뒤덮인 괴물 앞에서도 그녀는 물러서지 않는다. 테카의 분노 속에서 심장을 잃은 테피티의 슬픔을 알아본 모아나는 진심을 담아 노래하며 다가간다. 그 순간 테카는 본래의 모습, 테피티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모아나는 테피티에게 심장을 돌려주고, 세상은 다시 생명력을 되찾는다. 테피티는 모아나의 배를 고쳐주고 마우이에게 새로운 낚싯바늘을 선물한다. 모아나는 마우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병들었던 섬을 되살리고, 부족에게 다시 항해의 길을 열어준다.
이제 모아나는 아버지의 뜻에 머무는 소녀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한 진정한 리더가 된다. 영화는 바다를 향해 돛을 올리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모아나와 부족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2. 명대사
나는 모투누이의 모아나다. 내가 이 배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 테피티에게 심장을 돌려주겠다!
- 모아나 -
이 대사는 모아나가 이야기 속에서 가장 깊은 내적 혼란과 외적 시련을 동시에 마주하는 순간에 나온다. 긴 항해 끝에 마주한 용암 괴물 테카 앞에서, 마우이는 압도적인 힘에 밀려 낚싯바늘마저 부서지고 만다. 자신이 의지하던 유일한 동료가 등을 돌린 채 떠나버리자, 모아나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그 순간 그녀는 두려움과 절망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바다 위에서 할머니의 영혼을 마주한 뒤, 모아나는 다시 한번 스스로를 믿기로 결심한다. 더 이상 누군가의 선택이나 도움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부르며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외침은 단순한 도전 선언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있었던 모아나가 본래의 정체성을 되찾는 순간의 선언처럼 느껴진다. 바다를 향한 외침이자,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이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상처는 아물고 길이 열릴 거야
- 모아나 -
마우이는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며,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갈망한 끝에 테피티의 심장을 훔쳤던 선택을 깊이 후회한다. 그 고백 속에는 죄책감과 함께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영웅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왔던 불안과 상처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때 모아나가 건넨 이 말은 조언도, 비난도 아니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상처를 인정해 주는 따뜻한 위로였다. 과거의 잘못에 갇히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주는 말이었다. 이 장면을 통해 마우이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받아들여졌음을 느끼며, 모아나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게 된다. 두 사람이 단순한 동행을 넘어 진정한 동료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당신을 찾으려고 수평선을 넘어왔죠. 당신의 이름을 알아요.
심장을 빼앗겼지만 그렇다고 달라지진 않아요.
이건 당신의 진짜 모습이 아녜요.
알잖아요, 당신이 누군지 진정한 모습을...
- 모아나 -
이 대사는 모아나가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홀로 테카 앞에 서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눈앞의 테카는 거대한 분노와 용암으로 뒤덮인 존재였지만, 모아나는 그 겉모습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숨겨진 슬픔과 상처를 바라본다.
모아나는 테카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심장을 잃고 분노에 잠식된 테피티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그녀는 싸움 대신 노래와 진심으로 다가가며, 잃어버린 본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 장면은 힘으로 맞서지 않고 이해와 공감으로 세상을 구하는 모아나의 리더십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분노 속에 갇힌 존재에게 손을 내밀어, 스스로를 되찾게 만드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다는 너를 돕지 않아. 네가 너 자신을 돕는 거야!
- 마우이 -
이 대사는 모아나와 마우이가 항해를 막 시작했을 무렵에 등장한다. 바다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의지하던 모아나는, 모든 일이 바다의 인도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이 이어지자, 그녀는 바다가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실망하며 흔들린다.
그때 마우이는 냉정하지만 중요한 말을 던진다. 이 말은 모아나에게 외부의 힘이나 운명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후 모아나는 점점 자신의 판단과 결단을 믿기 시작하며, 진정한 항해사이자 리더로 성장해 나간다. 이 대사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갈고리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냐!
- 마우이 -
모아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던 중, 마우이의 마법 낚싯바늘에 금이 가는 순간 그는 절망에 빠져 이 말을 외친다. 이 대사는 마우이가 그동안 얼마나 자신의 가치를 외적인 힘과 상징에 의존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웅이라는 이름도, 사람들의 숭배도 모두 낚싯바늘에 기대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부서지는 순간, 마우이는 자신 역시 무너졌다고 느낀다. 이 장면은 강하고 당당해 보이던 영웅의 이면에 숨겨진 불안과 상처를 드러내며, 마우이를 더욱 인간적인 존재로 만든다. 동시에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그리고 영웅다움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기도 했다.
3. 관람평
바다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모아나는 오히려 그 두려움 속으로 한 발 내딛는다. 안전한 곳에 머무르기보다 불안과 공포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여정은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수없이 좌절하고 넘어지면서도, 끝내 남의 손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오늘날 우리가 겪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정말 나의 길인지, 아니면 그 틀을 벗어나 진짜 내가 원하는 방향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말이다. 모아나는 그 질문에 용기로 답한다. 그녀가 “나는 모투누이의 모아나”라고 외치는 순간은 단순한 정체성 선언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믿고 나아가겠다는 다짐처럼 들렸다. 그 외침은 스크린을 넘어, 각자의 삶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말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가 특히 인상 깊었던 이유는 영웅이라는 존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우이는 전설 속 위대한 영웅이었지만, 그의 내면은 인정받고 싶다는 갈망과 버림받았던 상처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영웅이 되려 했지만, 낚싯바늘이 부서지는 순간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끼며 무너진다. 그 장면을 보며 진정한 영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힘과 능력으로 증명하려 했던 마우이와 달리, 모아나는 진심과 선택으로 세상을 구해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모아나가 테카를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거대한 분노와 파괴적인 힘에 맞서 싸우기보다, 그 안에 숨겨진 아픔을 바라본다. 겉모습에 압도되거나 분노로 대응하지 않고, 진심으로 다가가는 선택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결국 세상을 되살린 것은 거대한 마법이나 힘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이라는 인간적인 가치였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의 중요성을 조용히 일깨운다.
OST 역시 이 작품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였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은 이야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장면마다 감정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렸다. 그중에서도 How Far I'll Go 는 모아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곡이었다. 잔잔하면서도 점점 고조되는 멜로디와 가사는, 바다를 향한 그녀의 갈망과 스스로를 향한 질문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이 노래를 듣는 동안 나 역시 마음 한편에 묻어두었던 열망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모아나는 단순히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마음까지 채워주는 작품이었다. 가볍게 보려다 오히려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고, 아이들뿐 아니라 방향을 잃고 흔들리는 어른들에게도 깊은 위로와 용기를 건네준다. 언젠가 삶이 다시 막막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이 영화를 꺼내 보며 모아나의 선택과 용기를 다시 떠올리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6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