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영화의 시작은 2008년 베트남이다. 리조트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던 사업가 최용기는 한국인 브로커와 함께 현지 땅을 둘러보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던 그 순간, 낡은 봉고차 한 대가 조용히 다가오고, 차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강해상이었다. 돈 앞에서는 어떤 망설임도 없는 강해상은 망설임 없이 최용기를 납치하며, 이 사건은 곧 끔찍한 연쇄 범죄의 서막이 된다.

한편 대한민국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반의 마석도와 전일만 반장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금은방 절도범을 검거하기 위해 출장을 떠난다. 현지 영사관에서 자수한 범인 종훈을 만난 마석도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고, 그를 이른바 ‘진실의 방’으로 데려가 사건의 전말을 캐묻는다. 그 과정에서 종훈의 입을 통해 최용기 납치 사건과 강해상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마석도는 이 사건이 단순한 납치가 아니라 훨씬 더 위험한 범죄로 번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마석도와 전일만은 종훈과 함께 범행에 가담했던 또 다른 공범 종두를 찾아 나서지만, 이미 그는 강해상에게 잔혹하게 살해된 뒤였다. 종훈의 증언에 따르면, 납치된 최용기는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혔고, 살기 위해 5억 원과 금괴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강해상은 협상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최용기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 공범이던 기백마저 제거하며 점점 통제 불가능한 괴물로 변해간다.

강해상의 잔혹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최용기의 팔을 잘라 그의 아버지에게 보내고, 5억 원을 요구하는 협박 영상을 전송한다. 분노와 절망에 휩싸인 최용기의 아버지는 강해상을 제거하기 위해 킬러들을 고용하지만, 강해상은 이들마저 가차 없이 처리하며 공포의 존재로 자리 잡는다. 그의 범죄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잔혹함의 수위도 끝을 모르고 치솟는다.
마석도와 전일만은 강해상의 은신처를 찾아내고, 그곳에서 무려 네 구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 경찰은 사건을 축소하려 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결국 두 사람은 추방 위기에 몰린다. 그때 강해상의 부하 두익이 붙잡히고, 마석도는 그에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회유한다. 결국 두익의 입에서 강해상이 이미 한국으로 밀입국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흘러나온다.

강해상이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마석도는 그의 다음 목표를 예측한다. 그 대상은 바로 최춘백 회장이었다. 금천서 강력반은 최용기의 장례식장 주변에 배치되지만, 강해상은 이를 교묘히 피해 최춘백 회장을 납치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회장의 손가락을 자르는 영상을 아내에게 보내며 또다시 몸값을 요구하고, 회장을 발견한 형사 동균은 강해상의 습격으로 중상을 입는다.
이제 강해상은 더 이상 숨지 않는다. 마석도와 강력반은 그의 위치를 파악하고 전면 추격에 나선다. 도주 과정에서 강해상은 우연히 장이수의 차량을 들이받고, 돈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장이수를 쫓아 밀항지로 향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고, 강해상은 마지막 수단으로 국외 밀항을 시도한다.
과연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국경을 넘기 직전의 강해상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인가. 정의의 주먹과 광기의 폭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2. 명대사
영화 범죄도시 2는 전작에 이어 수많은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단순하면서도 찰진 대사들은 캐릭터의 성격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특히 마동석 배우의 특유의 유머가 담긴 대사들은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필자는 영화 속 수많은 명대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8가지 대사를 뽑아보았다.
너 납치된 거야.
- 강해상 -
영화의 초반부, 강해상이 최용기를 납치하며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이 한마디는 관객의 숨을 단번에 틀어쥔다. 설명도, 협박도 필요 없다는 듯 무심하게 내뱉는 이 말 속에는 강해상의 잔혹한 본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상대를 위협하기보다 현실을 통보하듯 말하며, 이미 모든 상황이 자신의 손안에 있다는 확신을 드러낸다.
이 짧은 대사는 강해상이 어떤 인물인지를 단숨에 각인시킨다. 감정도, 망설임도 없는 그의 태도는 이후 벌어질 끔찍한 사건들을 충분히 예고하며, 영화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얼어붙게 만든다.
마! 내 누군지 아니? 내 하얼빈의 장첸이야!
- 장이수 -
전작의 명대사를 그대로 가져온 이 장면은, 등장만으로도 반가움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돈 가방을 들고 허겁지겁 도망치던 장이수가 강해상과 마주친 순간, 공포에 질린 채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이 외침은 그 자체로 범죄도시 시리즈의 유머를 상징한다.
같은 대사지만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작에서는 위협이 통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먹히지 않는 허세가 되어버린다. 그 대비가 만들어내는 웃음은 장이수라는 캐릭터의 한계를 보여주면서도, 시리즈 특유의 유쾌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아니, 이 나라 법이 우리나라 사람들 못 지켜주면 우리라도 좀 지켜야 되는 거 아닌가?
- 마석도 -
베트남 현지 공안의 방해와 외교적 한계 속에서도 수사를 멈추지 않으려는 마석도의 신념이 응축된 대사다. 이 말에는 법과 절차의 벽에 가로막힌 현실적인 답답함과,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다는 형사로서의 책임감이 동시에 담겨 있다.
마석도는 정의를 거창하게 외치지 않는다. 대신 가장 직관적인 언어로, 가장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이 대사는 마석도가 왜 끝까지 강해상을 쫓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관객이 왜 그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누가 5야?
- 마석도 -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버스 액션 직전, 강해상이 반반씩 나누자고 말하자 마석도가 툭 던지듯 내뱉는 이 한마디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폭발적인 웃음을 터뜨린다.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문이지만, 그만큼 마석도의 여유와 자신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대사는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협상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이제 말이 아닌 주먹으로 끝내겠다는 신호다. 마동석 특유의 타이밍과 톤이 더해지며, 관객들에게 마동석은 장르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왜 물어, 좀비야?
- 마석도 -
영화 초반, 정신이 온전치 않은 범인이 휘두르는 칼에 물린 뒤 마석도가 던지는 이 대사는 그의 캐릭터를 단번에 설명해 준다. 상황은 분명 위험했지만, 그는 두려움 대신 비아냥과 여유로 받아친다.
이 대사는 마석도가 단순히 힘만 센 형사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멘탈을 가진 인물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영화 초반의 긴장감을 적절히 풀어주며, 관객들이 앞으로 펼쳐질 액션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맞다가 죽을 거 같으면 벨 눌러. 내리게 해 줄게.
- 마석도 -
버스 안에서 강해상에게 던지는 이 대사는 마석도의 압도적인 자신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상대는 극악무도한 살인마지만, 마석도는 마치 일상적인 대화를 하듯 도발한다.
이 대사는 곧 벌어질 처절한 액션을 예고하는 동시에, 마석도가 이미 이 싸움의 결말을 알고 있다는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관객들은 이 순간부터 결과를 예감하며, 통쾌한 한 방을 기대하게 된다.
왜? 뭐 잘못했어?
- 마석도 -
베트남 영사관에서 자수한 종훈에게 마석도가 던지는 이 질문은 담담하지만 묵직하다. 부드러운 말투와 달리, 그 안에는 상대를 꿰뚫어 보는 형사의 냉정함이 숨어 있다.
이 대사는 마석도가 범죄자 앞에서 얼마나 무서운 인물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겉으로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하지만, 그 눈빛과 분위기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순간이었다.
칼로 이렇게 사람을 찌르면 이게, 아퍼 안 아퍼? 아퍼 안 아퍼?!
- 마석도 -
금은방 도둑을 심문하며 마석도가 내뱉는 이 대사는 그의 방식이 얼마나 직관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복잡한 논리나 법률 용어 대신, 가장 원초적인 질문으로 상대를 몰아붙인다.
투박하고 무식해 보일 수 있지만, 이 방식은 누구보다 정확하다. 관객들은 이 대사를 통해 마석도가 왜 말보다 주먹이 먼저 떠오르는 형사인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통쾌한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인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3. 관람평
영화 범죄도시 2를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시리즈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작이 가진 장점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 강점을 더욱 선명하게 다듬어 관객 앞에 내놓는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통쾌한 주먹 액션과 찰진 대사, 그리고 악인을 향한 단순 명쾌한 정의 구현은 이번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중심을 잡고 있었다.
무대를 베트남으로 확장한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추격전은 전작보다 확실히 스케일이 커졌다는 인상을 준다. 국경을 넘나드는 수사라는 설정 덕분에, 이야기는 더 빠르고 거칠게 흘러가며 관객을 한순간도 놓아주지 않는다. 특히 베트남 현지에서의 수사 장면들은 단순한 배경 소비에 그치지 않고, 사건의 잔혹함과 무력함을 더욱 실감 나게 전달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요소는 단연 빌런 강해상이었다. 전작의 장첸이 카리스마와 폭력성으로 압도했다면, 강해상은 예측 불가능성과 광기로 관객을 불안하게 만든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선도 넘는 그의 행동은 보는 내내 숨을 조이게 하고, 언제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손석구의 연기는 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과장되지 않은 말투와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폭력성은 강해상을 단순한 악당이 아닌, 현실에 있을 법한 괴물로 느끼게 만든다.
그렇기에 마석도와 강해상의 대립은 더욱 선명해진다. 한쪽은 법과 정의를 대표하는 형사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제약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범죄자다. 이 단순한 구도가 오히려 영화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관객은 복잡한 감정선을 고민할 필요 없이, 마석도가 강해상을 잡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듯, 후반부 액션은 시리즈 사상 가장 직관적이고 통쾌한 순간들을 선사한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의 주먹은 여전히 묵직하고, 대사는 여전히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도 툭 던지는 농담 한마디는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마동석은 장르다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 영화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가 등장하는 순간, 영화는 복잡함을 내려놓고 오직 쾌감에 집중하게 된다.
전일만 반장과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영화의 호흡을 살려주는 중요한 축이다. 팀원들 간의 티키타카와 현실적인 반응들은 영화에 인간적인 온기를 더해주며, 지나치게 잔혹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적절히 중화시킨다. 여기에 장이수의 재등장은 시리즈 팬들에게 반가운 선물이자, 영화의 웃음을 책임지는 확실한 장치로 기능한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는 강해상의 잔혹함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잔인함이 있었기에, 마석도의 정의 구현은 더욱 시원하게 다가온다. 관객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그만큼 큰 카타르시스를 얻게 된다. 이 영화는 현실적인 범죄의 어두움을 보여주되, 결국 관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범죄도시 2는 새로운 실험보다는, 확실한 재미를 선택한 영화다. 그리고 그 선택은 분명히 성공적이었다. 복잡한 메시지를 기대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통쾌한 범죄 액션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 영화는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다. 시리즈의 정체성을 지켜내면서도 한 단계 더 확장된 재미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