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경찰대학 입학식 날, 성격도 외모도 전혀 다른 두 청년이 처음 마주친다. 특전사만을 꿈꾸는 다부진 체격의 박기준, 그리고 원칙과 이론을 중시하는 마른 체형의 강희열. 첫 만남부터 어딘가 어긋난 두 사람은 서로를 불편하게 여기며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뜻밖의 인연으로 깊은 우정을 쌓게 된다.

지옥 같은 훈련이 이어지던 어느 날, 희열은 부상을 입고 제한 시간 안에 산악 훈련을 완주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다. 모두가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 순간, 기준은 희열이 던진 소고기 약속이라는 소소한 제안에 넘어가 그를 업고 결승선을 향해 달린다.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두 사람은 징계를 받을 뻔하지만, 희열의 솔직한 고백 덕분에 위기를 넘기고 둘의 사이는 더욱 단단해진다.

2년 후, 졸업을 앞둔 크리스마스이브. 외출을 나온 두 사람은 우연히 길 한복판에서 한 여성이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망설임 없이 납치범을 쫓아가지만 차량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급히 경찰서로 향해 신고하지만, 대기업 회장 손자의 실종 사건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신고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결국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경찰 제복을 벗고 사설탐정처럼 사건 현장을 뒤지며 피해자의 신원과 주변 정보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사건의 배후에 더 큰 범죄가 숨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수상한 인물을 추격해 붙잡은 두 사람은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된다. 납치범들이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신매매와 난자 불법 채취까지 일삼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납치범들이 모여 있는 양꼬치 가게에 잠입한 기준과 희열은 위험천만한 몸싸움 끝에 한 명의 자백을 받아내고, 피해자들이 감금된 장소를 알아낸다. 하지만 현장에는 수많은 인신매매 피해자들과 압도적인 수의 범죄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이 두 청년은 무사히 모든 피해자들을 구해내고, 범죄 조직을 끝까지 소탕할 수 있을까.
2. 명대사
영화 청년경찰은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명대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단순한 웃음을 넘어 두 주인공의 가치관과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대사들이다.
짭새야!!!!
- 기준 -
이 대사는 희열의 정보를 얻기 위해 귀지방을 찾았을 때, 예상치 못하게 경찰들이 들이닥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순간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고, 자칫하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였다. 그때 기준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경찰에게 대놓고 소리를 지르며 도발한다. 그 한마디에 현장의 시선이 모두 기준에게로 쏠리고, 그 덕분에 희열은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징계가 무서워 위기에 처한 시민을 무시했더라면 그게 더 불명예스러운 일일 겁니다.
- 양 교수 -
기준과 희열이 사적으로 수사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지고, 징계를 받게 되는 징계위원회 장면에서 등장한 대사다. 두 사람은 규정을 어겼고, 경찰로서 하면 안 될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그때 양 교수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이 말을 꺼낸다.
이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과 규정, 그리고 개인의 양심이 충돌할 때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경찰 조직의 한계 속에서도, 결국 경찰이 지켜야 할 것은 시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짚어주는 장면이다. 관객 역시 이 대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네가 왜 죽였는지, 왜 팔았는지 알아서 뭐 할 건데? 그냥 다 잡아 처넣으면 되는 거 아냐?
- 기준 -
이 대사는 경찰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현실의 괴리 앞에서 기준이 내뱉는 솔직한 분노가 담긴 말이다. 희열은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범죄의 원인과 구조를 분석하려 하고, 기준은 그 긴 설명 앞에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 대사를 던진다.
이 한마디에는 기준의 단순하지만 뜨거운 정의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범죄의 이유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당장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고, 그 고통을 멈추는 것이 먼저라는 기준의 시선이 드러난다. 이 대사는 희열의 이성적인 사고와 기준의 직관적인 정의감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경찰로서 처음으로 한 일이, 시민을 구한 일이었다.
- 희열 -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뒤, 경찰대학으로 돌아온 희열이 자신의 다이어리에 남긴 말이다. 영화 초반, 희열은 교과서적인 원칙과 규정만을 철저히 따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위기와 선택의 순간을 지나며 그는 진짜 경찰이 무엇인지 몸으로 깨닫게 된다.
이 대사는 희열의 성장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문장이기도 하다. 경찰이란 직함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 그 본질을 처음으로 실감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한 줄의 기록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희열이 진짜 경찰로 한 발 더 나아갔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그것이 경찰의 존재 이유입니다.
- 경찰학교 훈육관 -
영화 초반, 훈육관이 경찰대학 신입생들에게 전하는 이 말은 이후 모든 사건의 기준점이 된다. 이때만 해도 이 대사는 교과서적인 원론으로 들릴 뿐이다. 학생들 역시 그저 시험에 나올 문장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기준과 희열이 실제로 시민을 구해내고 난 뒤 이 대사는 전혀 다른 의미로 와닿는다. 추상적이었던 문장이 현실의 고통과 위험 속에서 비로소 살아 숨 쉬는 말이 되는 순간이다. 영화는 이 대사를 통해 시작과 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경찰이라는 직업의 본질을 다시 한번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3. 관람평
청년경찰은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고 극장을 찾았다가, 예상보다 훨씬 깊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2017년 개봉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지금 다시 보아도 영화가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게 느껴진다. 당시 5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경찰대학에 입학한 두 청년, 기준과 희열의 성장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성격도 가치관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처음에는 사소한 일에도 부딪히며 갈등을 겪지만, 훈련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는 관계로 바뀌어 간다. 그 과정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려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부상을 입은 희열을 업고 완주하는 기준의 모습은 두 사람의 우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단순한 내기에서 시작된 행동이지만, 그 속에는 이미 깊은 신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영화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바뀌는 순간은 납치 사건을 목격한 이후다. 규정과 절차를 따르며 경찰서에 신고하지만, 더 큰 사건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현실은 씁쓸한 인상을 남긴다.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경찰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두 사람은 학교에서 배운 긴급 대응 이론을 떠올리며 스스로 수사에 나선다. 어설프고 서툴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람을 구하려는 모습은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응원을 받게 한다. 영화는 인신매매와 불법 장기 채취라는 무거운 범죄를 다루면서도, 두 주인공의 유머와 엉뚱한 행동 덕분에 지나치게 우울해지지 않는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호흡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배우가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액션 장면에서도 진지함과 코믹함이 절묘하게 섞여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 낸다.
영화의 정점은 징계를 앞둔 두 사람을 향한 양 교수의 말이다. 시민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불명예라는 그의 말은, 경찰이라는 직업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설정도 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무거운 주제를 밝은 톤으로 풀어낸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까지 고루 갖춘 청년경찰은 지금 다시 보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5점 만점에 4.2점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