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북한 특수 정예부대 소속 요원 임철령에게는 결코 지울 수 없는 과거가 있다. 위조지폐 제조의 핵심 기술이 담긴 원판을 빼돌리려던 반역자 차기성 일당을 막는 과정에서, 그는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동료들을 모두 잃었다. 믿었던 동료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그날 이후, 철령의 삶에는 오직 복수와 임무만이 남았다. 차기성은 원판을 들고 남한으로 도주했고, 철령은 그를 추적하기 위해 단신으로 남한 땅을 밟게 된다.
갑작스러운 북한의 공조 수사 제의에 남한 정부는 쉽게 믿음을 주지 않는다. 그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좌천 위기에 몰려 있던 강력계 형사 강진태를 철령의 파트너로 붙인다. 겉으로는 공조 수사이지만, 실상은 철령을 감시하고 그의 속내를 파악하라는 은밀한 임무였다. 그렇게 철령은 진태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고,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사람이 한 공간에 놓이게 된다.

진태의 집에는 그의 아내와 딸이 있었고, 여기에 넉살 좋고 솔직한 처제 민영까지 더해지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냉철하고 말수 없는 북한 특수요원과, 허술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남한 형사의 일상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철령은 오직 임무 완수만을 목표로 움직이며 규칙을 개의치 않고, 진태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령의 모든 행동을 보고하며 속으로 갈등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차기성의 오른팔 박명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틀어지기 시작한다. 철령의 거침없는 추격전은 도심 한복판에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진태는 상부로부터 거센 질책을 받는다. 진태는 철령을 위험한 존재로 여기게 되고, 철령 역시 진태를 자신의 임무를 방해하는 족쇄로 생각하며 점점 혼자 움직이려 한다. 공조는 형식만 남은 채, 두 사람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차기성이 위조지폐 원판을 거래하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철령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진태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한다. 진태는 여전히 망설이지만, 상황은 급변한다. 차기성이 철령을 끌어내기 위해 진태의 가족을 납치한 것이다. 가족이 인질로 잡힌 순간, 진태는 더 이상 감시자도, 형식적인 파트너도 아닌 한 명의 아버지이자 형사로서 선택을 내린다.
이제 두 사람은 진짜 공조를 시작한다. 서로를 의심하던 시간은 지나고, 목숨을 걸고 등을 맡기는 파트너가 된다. 조직폭력배 소굴로 향한 두 사람은 치열한 총격전과 추격전을 벌이며 마침내 차기성과 마주한다. 진태는 큰 부상을 입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철령은 과거의 상처와 분노를 안고 차기성과 최후의 대결에 나선다.

결국 철령은 차기성을 제거하며 오랜 복수를 마무리 짓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을 감시하던 진태가 진심으로 자신을 믿고 함께 싸워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임무 파트너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동료이자 친구로 변화한다.
임무를 마친 철령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진태는 가족이 기다리는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남한에서 발생한 연쇄살인범이 북한으로 밀입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이번에는 진태가 철령을 만나기 위해 북한으로 향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공조는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2. 명대사
그 사람 많이 사랑해요...?
- 박민영 -
민영이 철령에게 끊임없이 다가오자, 철령이 무심하게 내뱉는 이 말은 겉으로는 경고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 임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이미 가슴에 깊은 상처를 품고 있는 철령에게 민영의 호감은 부담이자 혼란이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이 대사는 오히려 철령의 차가운 매력을 극대화한다. 말수는 적고 표현도 서툴지만, 그 무심한 한마디 속에서 철령이라는 인물이 지닌 거리감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래서 이 대사는 단순한 밀어내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처럼 보인다.
경찰은 짭새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오. 그에 맞는 예의를 갖추라우
- 임철령 -
조직폭력배들이 진태를 얕잡아보며 비아냥거릴 때, 철령이 차갑게 던지는 이 한마디는 단순한 경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철령은 진태를 감시해야 할 대상이자 불편한 파트너로 대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확실히 선을 긋는다. 진태는 이제 보호해야 할 동료이자, 자신의 편이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이 대사와 함께 시작되는 액션은 철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각인시킨다. 냉정하고 과묵하지만, 정의와 질서에 대해서만큼은 한 치의 타협도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 이 한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가까이 가면... 다쳐요...
- 임철령 -
민영이 철령에게 끊임없이 다가오자, 철령이 무심하게 내뱉는 이 말은 겉으로는 경고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 임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이미 가슴에 깊은 상처를 품고 있는 철령에게 민영의 호감은 부담이자 혼란이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이 대사는 오히려 철령의 차가운 매력을 극대화한다. 말수는 적고 표현도 서툴지만, 그 무심한 한마디 속에서 철령이라는 인물이 지닌 거리감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래서 이 대사는 단순한 밀어내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처럼 보인다.
가족이... 제일 중요하지 않습네까?
- 임철령 -
차기성과 대치하는 긴박한 순간, 철령이 꺼내는 이 말에는 그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료의 배신으로 아내를 잃은 철령은, 가족을 잃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대사는 차기성을 향한 설득이자, 진태를 향한 위로처럼 들린다.
냉혹한 특수요원으로만 보였던 철령의 인간적인 면모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대사를 통해 철령은 단순히 임무 수행자나 복수의 화신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아니... 내가 이러려고 형사 됐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 강진태 -
진태가 혼잣말처럼 내뱉는 이 대사는 영화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북한 특수요원에게 휘둘리고, 상부의 감시 임무까지 떠안은 채 매번 뒤처지는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온 진태의 자조 섞인 푸념이다.
이 대사는 단순한 웃음 포인트를 넘어, 조직 속에서 치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의 감정을 정확히 짚어낸다. 그래서 관객은 웃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강진태라는 캐릭터가 왜 현실적인 인물로 사랑받는지 잘 보여주는 대사다.
형은... 나한테 왜 이러는 거요?
- 차기성 -
차기성이 철령을 향해 절규하듯 내뱉는 이 말에는 배신과 원망, 그리고 뒤틀린 형제애가 뒤섞여 있다. 철령에게 차기성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한때 같은 부대에서 생사를 함께했던 동료였다. 그렇기에 이 대사는 적과 적의 대화라기보다,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사람의 비극적인 대면처럼 느껴진다.
이 한마디는 두 인물의 과거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며, 영화의 감정적 무게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차기성이 왜 그렇게까지 망가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철령이 왜 그를 직접 끝내야 했는지를 이해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내가 이런 거... 말도 안 되는 거 알지? 근데... 진짜... 진짜 너무 예뻐서
- 박민영 -
철령을 향한 민영의 고백은 꾸밈없고 솔직하다.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저 마음만은 전하고 싶다는 순수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대사는 민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과장되지 않은 고백과 솔직한 표현 덕분에 이 장면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다가온다. 긴장과 액션이 이어지는 영화 속에서, 민영의 이 대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온기를 남기며 관객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3. 관람평
영화 공조는 2017년 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작품답게, 지금 다시 보아도 여전히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였다. 개봉 당시에도 유해진과 현빈이라는, 결이 전혀 다른 두 배우의 조합이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감상해 보니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단순한 캐스팅 이상의 완성도에 있었다. 복잡한 메시지를 억지로 담아내기보다, 관객이 원하는 재미를 정확히 알고 그 지점을 정면으로 공략한 작품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있었다. 유해진이 연기한 강진태는 전형적인 생활형 형사다. 정의감 넘치는 슈퍼히어로도 아니고, 냉철한 엘리트 형사도 아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자, 조직 안에서 치이고 밀려나는 평범한 직장인에 가깝다. 유해진은 이 캐릭터를 과장 없이, 그러나 아주 입체적으로 표현해 낸다. 능청스러운 농담 뒤에 숨겨진 자괴감, 형사로서의 자존심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뒤섞인 모습은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임철령을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집에 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은 유해진 특유의 생활 연기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다.
현빈이 연기한 임철령은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축이다. 말수가 적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오직 임무만을 위해 움직이는 북한 특수요원이라는 설정은 자칫하면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현빈은 그 안에 미묘한 감정의 결을 더한다. 아내와 동료를 잃은 상처, 배신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순간들이 캐릭터를 단단하게 만든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보여주는 절도 있는 움직임과 안정적인 총기 액션은 임철령이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만든다. 긴 롱코트를 휘날리며 싸우는 장면들은 시각적인 쾌감까지 더하며, 왜 이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강하게 각인되었는지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
이 두 인물 사이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의 가장 큰 재미 요소다. 처음에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계하던 두 사람이, 사건을 겪으며 점점 등을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 변해가는 과정은 익숙하지만 안정적인 서사를 따른다. 그 변화가 과하지도, 억지스럽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그려지기 때문에 관객은 부담 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진태의 허술함과 철령의 냉철함이 대비되면서 만들어내는 유머와 긴장감의 균형도 이 영화의 강점이다.
윤아가 연기한 민영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자칫 단순한 러브라인용 캐릭터로 소비될 수 있었지만, 윤아는 특유의 밝고 능청스러운 에너지로 민영을 사랑스러운 인물로 완성한다. 철령을 향한 직진 고백과 엉뚱한 행동들은 영화 곳곳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며, 묵직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시킨다. 유해진과의 티키타카, 현빈과의 대비되는 호흡 역시 영화의 리듬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스토리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다.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하고, 권선징악이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따른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오히려 공조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복잡한 설정이나 해석을 요구하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와 액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 공조라는 소재를 정치적으로 무겁게 끌고 가지 않고, 가족과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풀어낸 점도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조는 보는 내내 부담 없이 웃을 수 있고, 액션 장면에서는 확실한 쾌감을 주는 영화다. 진지함과 유머, 액션과 감정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한 번쯤 다시 꺼내 보기에 좋은 작품이기도 하다.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도 않은, 딱 오락 영화로서 가장 이상적인 지점에 서 있는 영화라는 인상을 남긴다.
개인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을 준다.